서류 작성에 대한 짤막한 설명
입과지원서를 다시 살펴보니 각 질문마다 분량 제한은 없는 걸로 보인다.
그렇지만 분량 제한이 있었더라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을 것 같다. 얼만큼 써야 할지 처음엔 감이 안 잡히기 때문이다.
꼭 분량을 많이 쓴다고 합격에 유리한 건 아니지만,
나는 그때 당시 나름 프로그램 지원에 진심이었기 때문에 다섯 페이지 가까이 썼다.
다른 교육 프로그램이나 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지원서 내용을 바탕으로 면접에서 질문이 들어올 수 있으니
지원서는 성실히 작성하자.
필기시험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기시험은 서류 합격 발표 여부에 상관없이 2주 전부터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
23기 기준으로 프로그램 신청 마감일은 6월 12일까지였고, 1차 서류 합격발표일이 6월 16일이었다.
그리고 필기시험과 면접 날짜가 6월 20일이었다.
만약 서류 합격 발표가 난 후에야 필기시험을 준비한다면 고작 4일밖에 시간이 없는 셈이다.
그리고 어차피 제대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면 서류에서 탈락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서류는 웬만하면 합격한다고 생각하고, 미리 필기시험과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학부 때 아주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전공자라면 몰라도 (사실 그래도 많이 까먹었을 것 같은데)
시험에서 다루는 과목이 C언어 + 파이썬 프로그래밍, 미적분학, 확률과 통계, 선형대수까지 꽤 분량이 많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2주, 아무리 늦어도 열흘 정도는 기간을 두고 준비하는 걸 권장한다.
나는 지원 당시 시간 여유가 꽤 있었기 때문에 약 열흘 전부터 시험 준비를 했고 하루에 6~7시간 이상씩은 공부에 투자했다.
필기시험 공부 가이드라인
비밀 유지 서약서 때문에 출제되었던 문제를 그대로 말할 순 없지만 대략적인 공부 가이드라인만 제안해보려고 한다.
1) 지엽적인 내용보다는 핵심 위주로 공부하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다변수 미적분학, 확률과 통계, 선형대수 같이 공대에서도 한 학기를 빠듯하게 채워 겨우 가르치는 과목을
비전공자 지원자가 대다수인 교육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심도있게 물어볼 수 있을까?
내가 치렀던 필기 시험도 해당 과목에서 정말 꼭 알아야 할 개념에 대해서만 물어봤었고,
앞으로도 시험은 이 출제 경향에서 크게 벗어날 것 같지 않다.
그러니까 나처럼 괜히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심화 내용까지 공부하다가 시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선형대수 과목으로 예를 들어보자.
뒤에서도 얘기하겠지만 내가 강추하는 이상화 교수님의 선형대수 강의 목차를 보면,
- 동질최소제곱법의 해와 마르코프 행렬
- 복소행렬과 에르미트 행렬
- 특이값 분할(SVD)
를 다루는 영상이 있다.
물론 정말 중요한 개념이고 선형대수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지만
우리는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포스코 아카데미 필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어차피 저런 거 안 나온다. 아니 안 나온다고 보장은 못하니까 다른 더 기초적인 부분,
고유벡터, 고유값, 행렬의 판별식, 연립방정식의 풀이 개념 등 기초부터 우선 확실하게 다지고 그래도 영 불안하면 심화 파트를 공부하자.
2) 개념도 중요하지만 문제 풀이가 더 중요하다
이전 기수 블로그 후기를 보면 필기시험 문제는 무난했다, 예상보다 쉬웠다라는 평이 많은데
문제 자체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건 사실이다.
비전공자 지원자가 워낙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필기시험만으로 당락을 결정짓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 솔직한 소감을 말하자면, 시간이 생각보다 빠듯해서 당황했다.
내 기억으론 12시까지 시험장에 도착해야 했고 20분 정도 시험 설명을 듣고 준비하다가
12시 20분에 필기시험을 시작해서 1시까지 약 40분간 진행했던 걸로 기억한다.
필기시험을 정신없이 마치고 나서 되돌아보니
일단 내 가장 큰 실수는 개념 공부에만 치중했지 문제 풀이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념 설명을 하는 강의만 듣다가 막상 그 개념을 실전에서 바로 적용하려니 문제 푸는 데 애를 먹었다.
게다가 문제 수가 주어진 시간에 비해 꽤 많았다.
내가 원래 계산이 빠르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적어도 문제를 두 번 이상 검산할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3) 청년 AI·Big Data 아카데미 온라인 기초과정 (MOOC) 강의
특히 프로그래밍 과목을 위해서는 포스텍에서 제공하는 MOOC 강의를 우선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수료증을 받기 위해선 수강해야 하니 괜히 딴 걸 공부하기보다는 윤은영 교수님 강의부터 먼저 끝내자.
면접 QnA 1: 포항까지 면접 보러 가는데 교통비 지원은 없나요?
나는 면접을 보러가기 전까지도 이 부분이 사실 제일 궁금했다.
나름 포스코라는 큰 기업과 포항공대에서 주관하는 교육인데,
설마 포항까지 면접을 보러 가는데 교통비 지원이 없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교통비 지원이 없다!

왔다갔다 이동하고 시험 보고 면접 보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꼬박 하루를 통째로 바쳐야 하고
버스 왕복 교통비만 8만원 가까이 깨졌지만 아쉽게도 교통비 지원금은 없었다.
하지만 합격하고 난다면 그만큼 금전적인 지원도 많기 때문에 별다른 불만은 없다(물론 합격한 사람에 한해서만...?)
하지만 그때 면접 보러 갈 당시만 해도 내가 교통비 지원에 계속 집착했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면접장까지 가기 위한 험난한 길
면접장은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에 위치해있었고,
나는 한여름이었던 면접 당일 호기롭게도 버스에서 내린 다음 면접장까지 걸어갈 계획을 세웠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제발 제발 그냥 택시를 타자.
면접을 보러 갔을 땐 6월 20일로, 포항은 그때 서울보다 꽤 선선한 날씨였지만 여름은 여름이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인공지능연구원까지 가는 길이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길이었던 것.
게다가 이 놈의 정문 입구 쪽 인도에는 그늘도 별로 없어서 한낮 땡볕을 고스란히 맞아가면서 걸어야 했다.
불편한 구두를 신고 무거운 가방을 메고(어차피 보지도 않을 건데 노트북은 왜 챙겨왔을까?) 헉헉거리면서 경사로를 올라가는데
진짜 죽을 맛이었다.
시험장에 도착해보니 내가 입고 온 셔츠가 온통 땀으로 다 젖어있었다.
심지어 가방끈을 따라 땀자국이 선명하게 생기는 바람에 화장실에서 미친 듯이 부채질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한번 부탁하지만 적어도 여름에 지원하는 기수는 꼭! 택시를 타거나 자차를 이용하길 바란다.
면접 QnA 2: 복장은 어떻게 갖춰야 할까요?
포스코 아카데미 블로그 후기를 보면 면접 복장에 대해 언급하는 글이 의외로 적다.
나도 면접장에 어떻게 입고 가야할지 무진장 고민을 했다.
(남자 기준으로) 기업 면접이라면 한여름이라도 정장(와이셔츠 + 자켓 + 넥타이 + 구두)을 입고 가는 게 맞겠지만
이게 또 애매한 게, 기업이 아니라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프리하게 입고 갔다가는 왠지 면접관한테 안 좋은 인상을 남길 것 같고,
또 게다가 포스코가 되게 보수적인 기업이라는 소문(?)이 있다던데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
나도 정확한 기준은 아직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와 같은 시간대에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들 복장을 쭉 스캔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남자: 흰 와이셔츠 + 검은 슬랙스 조합이 가장 많음 (60~70%)
- 구두까지 신고 온 비율은 30~40%
- 신발은 단정한 흰 스니커즈나 튀지 않는 색깔의 운동화를 신고 온 지원자들도 꽤 있었음
- 한여름이라 반팔 셔츠를 입고 온 지원자는 한 20% 정도
슬랙스가 아닌 청바지나 캐쥬얼한 복장으로 입고 온 지원자는 정말 드물었다. (그래도 50명 중에 한 두명은 있었던 것 같다)
나도 흰 와이셔츠를 입을까 아니면 반팔 셔츠를 입을까 정말 고민하다 결국 더위를 못 참고
반팔 셔츠를 입었는데, 복장을 엄격하게 갖추는 게 면접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면접 QnA 3: 면접에선 뭘 물어보나요?
1) 자기소개 및 지원동기
2) 이 프로그램은 2개월동안 많은 분량의 학습을 따라가야 하는 힘든 과정이다.
아카데미 참여를 위해 본인이 어떤 노력을 했고, 아카데미 수료 이후 계획이나 목표는?
이렇게 질문을 두 개 받고 나면 면접이 끝나있을 것이다.
면접에서 생각보다 자기 얘기를 할 시간이 없다는 점만 명심하자.
면접실에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데 면접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뒤에 대기하는 조도 많기 때문에
각 지원자에게 질문을 많이 할 여유도 없다.
아 참, 다른 블로그 후기에서도 많이 봤겠지만
온라인 MOOC 강의 수료증을 제출하지 않으면 면접에서 반드시 관련 질문이 들어온다.
물론 MOOC 강의 수료증을 제출 안해서 면접에서 지적을 받았던 지원자 중에도 합격한 사례가 있었다.
그래도 안전하게 강의 수료증은 모두 제출하는 걸 강력 권장한다.
사소한 팁: 우리 면접 같이 봤어요!
나는 면접을 보러갔을 때 내가 할 말만 생각하는 바람에 같은 면접실에 들어갔던 지원자들 얼굴을 전혀 익히지 못했다.
근데 한참 뒤에 아카데미 입과를 하고 나서야 느낀 건데,
다른 반 교육생 친구들 중에는 나랑 같은 면접 조였던 사실을 기억해내고 나한테 반갑게 인사를 하더라.
나는 서둘러 아는 척을 했지만 사실 떠오르는 기억이 전혀 없어서 내심 미안했다.
물론 다른 지원자들이 말을 할 때 궁금하긴 했지만 부담될까봐 고개를 돌리진 않았는데
그냥 볼 거 그랬다.
나중에 두 달동안 아주 친해져 버릴 수도 있으니까 (어쩌면 이걸 계기로 회식을 할 수도...!)
면접 대기실에 들어가면 괜히 어색해하지 말고 먼저 말을 건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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