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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포스코 AIㆍBig Data 아카데미

포스코 청년 AIㆍBig Data 아카데미 23기 후기 1편: 프롤로그

지원하기 앞서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에도 AI와 함께 코딩 열풍이 불면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SSAFY나 네이버 부스트캠프, 우아한 테크코스, SW 마에스트로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AI 분야를 심도있게 다루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다.

웹이나 백엔드 개발자를 양성하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AI나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최소 석사 학위는 있어야 한다는 통념도 한몫했을 것 같다.

 

그나마 있다면 네이버 AI 부스트 캠프 정도인데, 이 프로그램은 약 6개월 정도로 기간이 길고 강의가 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게 단점이었다. (배우려고 들어가는 건데, 들어가기 위한 코딩 테스트조차 해마다 어려워지는 추세다)

 

학부에서는 AI 분야 위주로 전공 과목을 수강했고 내가 나중에 일하고 싶은 분야도 데이터 분석과 AI 쪽이었다.

그러나 전공자라면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학교에서는 이론 지식과 학점 정도는 얻어갈 수 있어도 내가 취업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회는 제공하지 못한다. 학기중에 열심히 시간을 쪼개 대회 참가나 인턴이라도 하면 모를까.

 

때마침 7월부터 하반기까지 시간이 붕 떠버렸고,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유익하게 쓸 수 있을까 고심하던 와중에 우연히 발견한 게 포스코에서 주관하는 <청년 AI·Big Data 아카데미>였다.

 

https://youth.posco.com/posco/edu/index.php?mod=academy&pag=academy01 

 

포스코 청년 취업 창업 지원 프로그램

포스코 청년 취업 창업 지원 프로그램

youth.posco.com

 

포스코 청년 AIㆍBig Data 아카데미를 지원한 이유

 

사실 포스코 AI 빅데이터 아카데미는 그 전에 들어본 적이 없었다. 홍보의 문제였을까?

나중에 알고보니 포스코 아카데미는 2017년에 1기를 시작한 꽤 유래깊은(?) 부트캠프였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져버린 SSAFY나 네이버 부스트캠프도 2019년에 1기를 모집한 걸 보면 말이다.

어쨌든 내가 모집 공고를 보자 망설임 없이 포스코 아카데미를 지원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비교적 짧은 프로그램 진행 기간

사실 다른 교육 프로그램에 비하면 포스코 아카데미의 진행 기간은 약 두달 반 정도로 짧은 편이다.

그만큼 교육을 압축해서 진행해야 하고 자칫 제대로 배울 게 없을 위험도 존재했지만,

한편으로는 시간 여유가 그렇게 많지 않은 취준생한텐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 있다.

 

2) 빅데이터 + AI

AI 교육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네이버 부스트캠프와 달리 포스코 아카데미는 처음 한 달을 빅데이터 교육에 할애한다.

이때 빅데이터란 AI를 제외한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업무를 말한다.

사실 학부 졸업자 입장에서는 취업을 하는 데 AI보다는 오히려 빅데이터 분석 경험을 쌓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3) 합숙 교육

포항에서 두 달을 넘게 합숙하며 교육을 받는다는 점은 어쩌면 단점이자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편한 자기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걱정부터 앞설 수도 있고 애초에 지방살이가 처음인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합숙 교육이라는 점이 나한테는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왔다.

 

우선 집에 머무르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밖에 나가 살고 싶은 내 성향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나 집에서 계속 눈칫밥 먹기 불편한 취준생이라면 강력 추천한다ㅎㅎ

 

두번째 이유는 합숙을 함으로써 교육의 몰입도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집 밖에 나갈 필요가 없으니 편하기야 하겠지만,

화상으로만 팀원들과 소통하면서 프로젝트를 하는 게 과연 대면으로 만나서 하는 것보다 몰입이 잘 될까?

 

오프라인 교육이라고 해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마감 시한이 다가와서 밤늦게까지 팀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막차 시간이나 교육 시설 이용 제한 때문에 팀 프로젝트를 중간에 멈춰야 한다면

따로 밤늦게까지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야 하거나 아예 다음 날로 미루는 일이 허다할 것이다.

 

다행히도 포스코 아카데미는 24시간 내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실습실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평일 새벽이나 주말 가릴 것없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팀원들과 모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장점일까?)

 

4) 풍부한 교육 지원금과 인턴 기회

아직 경제적 수입이 없는 취준생에겐 무시하지 못하는 부분이 교육 지원금이다.

다행히 포스코 아카데미에서는 한달 기준 100만원이라는 꽤 큰 규모의 교육 지원금을 주는 데다 숙식까지 모두 무료이다.

게다가 심지어 교육이 끝나면, 별도의 선발 절차를 거치긴 하지만 포스코 인공지능연구원에서 연구 인턴을 체험할 기회도 제공한다.

혜택이 하나 더 있다. 해당 아카데미 수료생 일부는 포스코그룹 채용 추천대상자로 선정되기 때문에 취업에 유리한 이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교육 프로그램은 없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포스코 아카데미는 정말 장점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제공하는 혜택만 봐도 상당히 매력적이고 도전하기 충분한 기회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경험한 수료생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도 많고 화나는 순간도 있었다.

 

어쩔 수 없다. 세상에 모든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교육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게 삼성이나 네이버, 아니 구글 같은 최고의 기업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라 해도 사람이 만든 이상 부족한 점이 있을 테니까.

 

내가 굳이 시간을 들여 블로그 후기를 쓰기로 결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부분의 포스코 아카데미 후기 글을 보면 과정을 겉핥기 식으로만 소개할 뿐,

정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이 궁금해하는 내용은 빠져있다.

 

이 교육에서 무얼 기대하면 좋을까?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에 이런 부분을 기대한다면 다시 한번 지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 말이다.

 

나 또한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전에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교육을 받는 중에도 많이 아쉬움을 느꼈고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두 달을 꼬박 매일 출근했던 우리 반 실습실. 그땐 그렇게 지긋지긋했는데 이상하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