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본격적으로 교육 과정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지원자라면 다들 알고 있겠지만 포스코 청년 AI 빅데이터 아카데미는
빅데이터 교육 5주, AI 교육 5주 이렇게 절반으로 나누어 투 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간이 좀 흘렀지만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빅데이터 교육 소감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파이썬 기초 프로그래밍 (1주차)
처음부터 바로 빅데이터 분석 수업을 들어가는 게 아니고,
첫 주에는 파이썬 프로그래밍 실습 + 프로그래밍과 IT 전반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
이론 강의와 실습을 병행한다고 보면 된다.
이론 강의에서는 파이썬 기초 문법과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의 개념뿐만 아니라
UNIX, digital transformtation, Unicode, AI의 대분류 등 IT 전반에 대해 개념 소개를 한다.
첫 주동안 하루 중 적게는 3시간, 많게는 5시간 가까이 프로그래밍 실습을 진행한다.
전공자라면 분명 쉽게 느껴질 것이다(쉬워야 한다...)
실습 과제가 매일 있지만 간단하다. 문제는 프로젝트 과제다.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꽤 난이도가 있을 것 같은 게,
파이썬으로 파일 입출력과 문자열 출력, 조건 분기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원들이랑 친해질 겸 서로 같이 물어보면서 진행하자.
빅데이터 수업
수업은 A, B, C반 반별로 나누어 진행한다.
물론 첫 주에는 강당에 전체 교육생이 모여서 파이썬과 프로그래밍 기초 강의를 듣지만
이렇게 전체가 모여서 수업을 듣는 건 빅데이터 주간 동안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빅데이터 주간에는 매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 to 6 수업을 한다.
교육 이전에 별다른 일정없이 편하게 지냈던 사람들은 아마 첫 주에 적응하기 정말 힘들 것이다.
물론 1시간마다 쉬는 시간을 10~15분씩 주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첫 주에 다들 많이 아파한다. 감기몸살 걸리고 코로나에 걸리고...
나도 원래 비염이 있었지만 유난히 이 첫 주에 비염 증세가 심했던 것 같다.
지금은 코로나19가 종식됐지만
포스코 아카데미는 교육 기간 내 코로나에 걸리면 귀가 후 1주동안 원격으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설마 내가 코로나 걸리겠어? 난 안 걸릴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기수에서도 첫 두 주에만 코로나 환자가 3명이나 발생했다.
첫 주에 걸리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창 바쁜 프로젝트 기간에 코로나가 걸리면
정말 여러모로 불편하니까 건강 꼭 신경쓰자.
그리고 진도. 수업 진도도 정말 숨막히게 빠르다.
Pandas 다루는 법, 통계적 추정이나 데이터 분석 기법부터 시작해서 머신러닝 모델까지
독학을 했다면 일주일동안 차근차근 학습할 내용을 하루만에 다 나가버린다.
수업은 대체로 개념 설명 후 실습(코드를 따라 쳐보는 것) 방식으로 계속 진행한다.
이때, 코드만 따라 치는 데에 급급하면 정작 중요한 개념 원리를 놓칠 수가 있다.
나는 전공자였지만 데이터 분석은 거의 처음이었기 때문에 원리부터 우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수업 진도를 이유로 본인이 코드를 완성 못했다고 해도 여유롭게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타자가 느리거나 자꾸 실행 에러가 발생하면 초조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건 코드를 다 받아썼는가가 아니라,
이 코드가 어떤 개념을 구현하고 있으며 어떻게 동작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만약 개념 이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안 그래도 시간이 촉박한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심층 분석은커녕
교재부터 다시 복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코드 완성에 집착하지 말고 우선 개념부터 이해하자.
코드는 어차피 과제하려면 다시 쳐봐야 하니까 수업 끝나고 차근차근 해봐도 된다.
빅데이터 교수님
각 반마다 빅데이터 교육을 담당하시는 교수님이 들어오신다.
사실 호칭을 교수님이라고 하지만, 박사 학위 + 연구실이 있는 대학 교수님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데이터 분석 업무를 수십년 동안 하신 베테랑 선생님이라고 보면 된다.
교수님이 이론 강의와 실습까지 모두 다 커버한다.
실습이라고 하지만 한 명씩 코드 오류를 세심하게 봐주면서 수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진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교육생이 질문하면 무시하거나 싫은티를 내신 적은 한번도 없다.
나는 B반이었기 때문에 송 교수님에게 수업을 들었었다.
포스코에서 오래 근무하셨던 현업자로서 기업에선 실제로 어떤 문제를 다루는지
강의 중 조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사실 빅데이터 프로젝트 기간에는 가감없는 팩트폭격과 지적을 워낙 많이 하셔서
우리가 많이 풀이 죽기도 했다 (도대체 뭘해야 칭찬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생각뿐)
그냥 빨리 수업이 끝나버렸으면 하는 감정도 많이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빅데이터 주간 교수님만큼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가르치시는 분이 없었다.
(딱 한 분 예외가 있다면 배 교수님 정도?)
진짜 최대한 질문 많이 하고 많이 물어보고
가끔씩 아이스크림도 배달 오면 교수님한테 먼저 하나 갖다드리자. 아이스크림 좋아하신다.
과제
빅데이터 과제는 많다. 그리고 매일 개인 과제가 나온다.
그만큼 많이 나온다. 오히려 AI 교육 기간에는 과제가 없어서 좀 허전했을 정도로.
과제 구성은 심플하다.
그날 나간 진도별로 교재에 1) 연습 코드가 있고 2) 실습 코드가 있는데
연습 코드는 수업 중에 따라 치면 되고,
실습 코드를 주피터 노트북 형식으로 완성해서 매일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답안이 따로 주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최대한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되
출력 결과를 조원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다.
사람마다 체감 난이도가 다 다른 것 같다.
전공자이거나 이미 통계나 데이터 분석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30분~1시간만에 과제를 끝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처럼 빅데이터 분석 분야가 생소하거나, 아예 파이썬 문법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면
정말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실습 주간에는 좀 더 묵직한 과제가 나오는데
바로 후판 공정 데이터 분석하기...!
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따라칠 코드도 따로 없다. 그래서 더 어렵다.
어느 정도까지 해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지 전혀 모르니까.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위한 실전 데이터 분석 맛보기 체험이라고 보면 된다.
빅데이터 프로젝트 직전 마지막 주에는 매일 저녁 식사하고 실습실 돌아와서 최소 자정,
늦을 땐 새벽 2시까지 과제를 하고 숙소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프로그램 기간 내내 매일 공부만 하는 건 아니다.
놀기도 많이 놀고 정말 재밌는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다.
다음 편에선 잠깐 딴길로 새서 가벼운 얘기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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